버들라인
2010. 8. 20. 23:47
▶ 감물 들이는 법
- 시염은 우리나라 특유의 염색법입니다.
- 덜 익은 떫은 감에 의한 염색법이며 제주도 지방의 풍속이다.
- 무덥고 습기찬 지리적 조건에 의해 생겨난 특이한 방법이다.
- 7.8월에 덜 익은 풋감을 따서 으깨어 즙을 낸다.
- 물들일 천을 함께 집어넣고 주물러서 찌꺼기는 털어내고 강한 햇볕에 잘 말린다.
- 가끔 물을 축여 주면서 10회를 반복하여 말리면 점점 진한 적갈색으로 변하여 빳빳하게 풀먹인
천이 된다.
- 때로는 으깬 풋감에 넣고 주물러서 찌꺼기를 털어낸후 진흙땅 속에 묻었다가 꺼내어 말리기도
하는데 이것은 색이 골고루 퍼져 얼룩을 덜 생기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 해녀생활을 하는 여인네들의 일손을 덜고 쉽게 더러워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갈색으로 물들인
것으로 보이며 몸에 붙지 않도록 풀기를 주기 위한 방법으로도 보인다.
- 갈옷은 땀을 잘 흡수하고 활동이 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감물염색 방법-2
감물염색은 7 - 8월에 뜨거운 햇살에 원액으로 염색을 하면 매우 진한 갈색을 얻을 수 있으며 뻣뻣한것이 그특징입니다.
그러나 뻣뻣함을 원치 않을 경우 원액이 아닌 많은 물과 소금을 섞어서 그늘에서 발색하기를 여러번 반복 하다거나 여름에 채취한 염액을 가을 겨울 등에 그늘에서 발색을 시켜 염액을 하기도 합니다.
감물을 끓여서 염색을하거나, 바람부는날 많이 움직이게 하여 발색을하기도 하며 뻣뻣한 상태로 염색된 원단을 워싱처리하거나 암모니아 가공울 통해서 뻣뻣함을 없앨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땀이 나서 감물 원단이 검게 변하는것도 땀이 매염제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세탁시 세제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석회매염이나 철매염을 해두시면 땀이나 세제에 따른 변색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출처 : 당신을 위한 아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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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쟁이의 천연의 색 찾기7] 감물들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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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쟁이의 천연의 색 찾기7] 감물들이기
김 영 경 | 천연염색활동가, 우리궁궐지킴이
추석이 오기 전, 우리 조상들은 백중날(음력 7월 보름)이라 하여 남녀 노소가 모여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고-백종(百種), 즉 백 가지 음식이 변해 백중이 되었단다-놀며 하루를 보내는 풍습이 있었다. 이 날 ‘호미씻이’라는 행사를 벌여 여름내 힘든 노동에 지친 몸과 마음을 한숨 돌리고 다음 해 농사를 위해 호미를 깨끗이 씻어 두었다고 한다. 백중날도 지나고 이제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도 불어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풍요롭기만한 추석을 앞두고 하늘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긴 채 공들여 키운 모든 것들의 풍성한 결실을 기다리면 되는 날이 온 것이다.
풍성한 먹을거리의 향연을 벌일 준비를 서두르고 있을 때 해야 될 염색이 있다. 감으로 물들이기다. 8월의 뜨거운 태양볕에 어느 정도 씨알이 커진 푸른 땡감을 이용한 염색이다. 제주 갈옷으로 유명한 감물들이기는 색 빠짐이나 변색이 적다. 열전도율이 아주 낮고 자외선 차단 효과도 있어 여름철 옷감인 삼베에 물들이면 시원한 여름나기를 할 수 있다. 또한, 물에 젖어도 몸에 붙지 않고 코팅 효과도 있으며 좀벌레도 잘 슬지 않는다. 더욱 신기한 것은 다림질을 하지 않아도 빳빳한 기를 유지하고 있어 말끔한 옷맵시를 자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감염색, 감물들이기는 여름을 막 지나온 지금, 푸른 땡감이 성장을 막 끝내고 익어 가는 일만 남겨 놓았을 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천은 여러 번 문질러야 하기에 마찰을 잘 견뎌 내는 식물성 섬유가 좋다. 제주 갈옷처럼 보기만 해도 튼튼하고 시원함이 느껴지는 갈색을 얻으려면 시간과 노력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 한두 번의 염색으로는 얻을 수 없고 최소한 예닐곱 번, 아니 열 번 이상 반복해야 강한 느낌의 갈색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1) 씨알이 커진 푸른 땡감을 한 바구니 준비하였다. 대략 2㎏ 정도 되었다. 감 꼭지는 떼어 내 따로 모아 둔다. (2) 꼭지 뗀 푸른 땡감을 녹즙기에 넣어 간 다음,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고운 망에 걸러 물만 받아 놓았다. * 떼어 내 따로 모아 둔 감 꼭지는 절구에 넣고 찧은 다음, 세 배 분량의 물을 넣고 30분 정도 끓여 주었다. 물만 잘 따라 내고 처음 물 양의 반 정도 물을 넣어 30분 정도 끓여 염액을 만들어 두었다가, 처음 것과 두 번째 것을 섞으면 훌륭한 염액이 된다. 이건 나중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3) 즙의 양이 부족한 듯하여 물을 약간 넣고 소금을 조금(밥 숟가락 하나) 넣어 주었다. 즙이 넉넉하다면 굳이 물과 소금을 넣을 필요는 없다. (4) 만들어 둔 즙(염액)을 둘로 나누고, 그 중 하나의 염액에 물에 적셔 두었던 면으로 만든 여름 한복을 넣어 30분 동안 열심히 주물렀다. 이 때, 찌꺼기가 묻어 있으면 얼룩이 생기므로 주의해서 보아야 한다. (5) 두 번 헹구는 동안 찌꺼기는 안 묻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별다른 문제가 없어 나머지 염액에 옷감을 넣고 20분간 열심히 주물렀다. (6) 감물들이기는 다른 염색과 달리 매염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나는 시간과 노력을 들일 자신이 없어 철 매염제에 담갔다. 철 매염제는 시중에서 파는 것을 사용해 찻숟가락으로 반 정도 넣어 준비했다. 눈에 띄게 색이 변해 갔다. 너무 어두운 회색빛이 나는 것 같아 철 매염제에 넣은 지 5분이 채 안 되는데 건져 헹구었다. (7) 두 차례 헹군 다음, 중성세제를 탄 물에 가볍게 흔들어 빨아 주었다. (8) 비눗기와 철 매염제가 남아 있지 않도록 신경 써서 예닐곱 번 헹구어 준 후, 볕이 잘 드는 곳에 널어 말렸다.
이렇게 염색을 하고 나서 보니 생각보다 너무 진한 회색이라 은근히 마음이 심란해졌다. 힘들더라도 땡감을 더 구하고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갈색빛 염색에 도전할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보니, 어제의 진한 회색빛은 간 곳 없고 은빛 물결치는 바닷가인 양 은빛 고운 회색이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 나들이 길에 곱게 차려 입고 나섰는데 보는 이들마다 색이 참 곱다는 칭찬이 이어졌다. 먹물로 물들인 거냐는 물음이 많았는데 감으로 물들인 것이라 하자, 모두 감탄하며 만져도 보고 냄새도 맡아 보고 야단이었다. 신바람이 났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문제가 그 다음 찾아왔다. 한 번의 세탁 후 다시 곱게 차려 입었는데 딸아이가 어디선가 피 냄새가 난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혹 코피 나는 것 아니냐며 아이를 몰아세웠는데 남편까지 가세하여 비릿한 쇠 냄새가 난다며 코를 킁킁거렸다. “그래.”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나 역시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의 진원을 찾아 나섰는데,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내가 입은 옷에서 비릿한 쇠 냄새가 풍겨 왔다. 처음 헹굴 때 철 매염제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 후, 꽤 오랫동안 옷을 입을 때마다 비릿한 냄새를 맡으며 입어야 하는 수고로움을 겪어야 했다.
갈색으로 물든 감물들이기를 하고 싶다면 이렇게 하면 된다. 염액을 만들어 염색하는 방법은 위에 적은 (1)번에서 (5)번까지의 순서를 그대로 따라 하면 된다.
(6) 염색이 끝나면 말릴 때 잘 말려야 하는데, 바구니나 발을 이용해 널어 말리는 게 좋다. 줄에 널어 말릴 때는 적당히 옷감이 마르면 뒤집어 주어 충분히 햇볕을 볼 수 있도록 해야 좋은 색을 얻을 수 있다. (7) 땡감을 많이 구해 위 과정을 열 번 정도 반복하면 좋은 색을 얻을 수 있다.
감 꼭지로 만들어 놓은 염액으로 적어 놓은 대로 염색하면 땡감으로 염색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땡감의 양이 적어 염액 양이 부족하면 얼룩이 생기기 쉬우므로, 약간 적은 듯싶으면 끓여서 만든 감 꼭지 염액을 이용하면 좋다. 이외에 발효된 감을 이용한 감물들이기도 있다. 발효된 감을 이용한 염색은 계절에 상관 없이 어느 때나 염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본래 일본 사람들이 사용하는 염색 방법이라 한다.
어린 시절, 여름 방학이면 할아버지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시골 큰집에 가 며칠씩 머물다 오곤 했다. 그 시절 남아 있는 기억 하나. 호두까기였다. 푸른색 옷을 입은 호두 껍질을 까려면 온 손이 누렇게 물드는 것쯤은 각오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얻은 설익은 호두의 맛, 정말 기막혔다. 기억 둘. 뒷마당 가득 떨어져 뒹굴던 푸른 땡감의 추억이다. 하나하나 발 아래 두고 짓이기며 알싸하게 풍겨나던 떨떠름한 향내음 속에 묻혀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큰집을 가 본 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다. 지금도 큰집 마당엔 호두며 땡감이 지천으로 깔렸을 것이다. 어디 호두나 땡감뿐인가, 염색에 쓰이는 모든 염료들을 손만 뻗으면 쉽게 구할 수 있으련만……. 살다 보니 그리운 것, 아쉬운 것이 새록새록 생겨난다. 다시 돌아와 거울 앞에 앉은 누이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 간다는 증거인가 보다.
감물들이기에서 좋은 색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반복’만이 최선이다. 어느 염색이나 다 그렇지만 감물들이기는 공들인 만큼 정직하게 색을 얻어 낼 수 있는 염색이다. 햇볕 좋은 날, 감물들이기에 도전해 보자. 갈색이 어렵다면 은빛 물결치는 회색에라도 도전해 보자. 백 마디 이론보다 한 번의 실전이 더 나은 게 천연 염색이라는 걸 기억하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