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이면 어머니께 전화를 한다.
아버지 저세상으로 보내드리고 혼자 되신 어머니
십이년째가 되나보다.
조카들 다 키우시고
막내둥이 녀석도 올해는 학교에 입학하고는 더욱 허전 하신것 같다.
"나다, 바쁘니?"
이런 전화가 걸려오는 햇수가 늘어나고 있다.
"아니예요. 조용해요. 전화 드릴려고 하던 참에 하신거예요.
식사는 하셨어요?"
뭐 드셨야고 여쭈었더니
생나물에 비벼서 드셨다고 한다.
오늘도 아버지가 그리운가 보다.
어린시절
공직에 계시는 아버지께선 늘 바쁘게 생활하셨다.
더러 집에 계시는 날엔
양픈에다 밥을 넣고 생나물은 넣고 된장과 고추장 참기름을 넣구서
식구들과 같이 드시는걸 참 좋아 하셨다.
어머니께선 그와 반대셨다.
그래서 늘 같이 비벼 먹자고 하셨다가 거절을 당하실때가 많았다.
"아버지 저랑 같이 비벼서 먹어요."
여우같은 나는 늘 이런식으로 아버지 옆자리를 차지했다.
지금도 매운것을 잘 먹지 못하지만
얼굴이 빨개 지면서 호호 거리고 먹었다.
그런 나에게 물을 먹여 주시던 아버지..........
그 따뜻한 손길이 너무나 그립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이세상을 떠난다고 하지만
예순을 갓 넘기시고 떠난 아버지
어머니 맘이 나와 같이 이런 마음 일것이다.
오늘 점심은 전주식 비빔밥으로 먹어야겠다.
아버지의 그리운 정을 듬뿍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