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불경기가 계속되다 보니 시장 다녀온지 얼마나 지났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자연 염색 원단은 실 구하기가 참 힘들때가 많습니다.
안감이야 같이 염색을 해 주면 되지만 실 색깔 맞추기는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닙니다.
수입 고급 원단도 마찬가지 입니다만 몇 집을 돌아보아도 흡족지 않아 부산 나들이를 결심하고
오래전에 태화강역에서 부산 부전역이 종점인 전동차가 4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고 하니 이용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10시 10분에 출발이라 좀 기다리다가 표를 구입했는데 경로우대가 되어 공짜라고 합니다.
역무원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그렇구나 나 이제 쓸모없는 노인이구나....
ㅎ,
삼층에서 에스카레타를 타고 내려가니 전동차 대기 중~
사람이 적은 첫 칸으로 갔습니다.
아직은 아무도 없어서 사진 한 장 남기고 잠시 후 학생들 젊은 사람들이
많이 탔습니다.
익숙한 역사들이 안내되고 부전역에 내렸습니다.
너무나 오랜만에 부전동에 내려서 둘러보니 온통 낯설지만 부전시장 건물은 그대로 인데 높은 거물에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 길을 물었더니
"여기 조금 걸어가면 서면입니다."
그러고 보니 여기저기 쭘 친척 할아버지와 당숙이 살던 곳이고 부전 시장엔 곧잘 다녔는데 오랜 세월이 흘러서 너무나 까마득합니다.
지화철 역으로 들어가 3코스를 가서 범일역에서 하차
친구가 하고 있는 의상실로 먼저 갔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디자인들........
먼저 오래전에 챙겨 두었던 미스트와 치약과 칫솔을 주었습니다.
이 사람은 저와 절친인 분과 결혼하여서 주부로 살면서도 익혔던 일들이 바탕이 되어 지금은 빠지지
않는 디자이너로 가게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전 이 사람에게 스며들고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의논하고 나누는 저의 일부가 되었지요.
참 좋은 친구가 있어서 참 좋습니다.
일을 보고 돌아오는 내 발길은 참 무거울 때가 많습니다.
우리 패션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저를 화려하고 당차고 거리낌 없이 밀고 나가는 그런 저를 기억한다고 하는 데 지금 운동화에 아무렇게 빗은 머리며 낡고 어두운 색의 바바리
구질한 내 모습이 싫어서 바로 지하철 역사로 내려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교대역에서 전동차로 갈아타고 전동차에 올라서 눈을 감았습니다.
이렇게 가끔 외출에서 돌아오면 심난하기도 하지만 자극이 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