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처다본 은행 나무
어느사이에 파란 잎이 제법 자라 있다.
내 고향 철암 산천에도 봄이 와 있을 터인데
작은 잔잔함이 내 가슴속에 일렁임으로 봄향기에 젖어버리고 만다.
지금은 없어진 내 추억의 돌배나무
봄이면 잊지 않고
내 마음속에 꽃을 피워서 그 꽃향기에 취해서
봄을 시작 한다.
몸통 반이 썩어서 겨울내내 억센 철암의 골짜기 바람을 혼자
막아내고
올핸 피려나 하는 걱정을 무너뜨리고
내가 바라보던 육년이란 세월 그렇게 피어서
삭한한 소녀의 가슴에 봄을 심었다.
햐얀 배꽃이 만발하고
파란 하늘과 어울져서 늘 행복을 주던 고목
이른아침 창문을 열면
솔바람이
전해주던 배꽃향기는 사춘기 소녀에게 큰 행복이었다.
뒷마루에 매어진 그네에 몸을 맏기고
돟화책 속 주인공이 되어 훌쩍이던 어린시절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내 보물이었다.
어쩌면 삼십년이 넘는 삭막한 도시생활 속에서도
늘 소녀처럼 행복 할수 있는것은 내 어린시절 추억이 있기때문인지도 모른다.
골짜기 굽이 흐르던 시냇물
맑은 물이 흐르며 영롱한 그 소리는 피아노 연주곡처럼 내 귀속에 흐른다.
사월이면 새싹들의 연두빛
진달래가 피고
오월이면 앙상했던 가지들이 초록의 싱그러움으로 그림을 그리는 소녀를 늘 행복 하게 하였다.
초딩시절
입학하여 얼마지나지 않아서 그림 특기생으로 학교에서 그림을 그렸다.
내 몸통만한 화판을 매고서 산에 올라
까맛게 그을러가면서 오월의 싱그러움을 화폭에 담던 어린시절
참 행복하고 그리운 시절이다.
지금 의상실 전문 디자이너로 생활 하면서도 색깔에 민감한 것은 내 어린시절 덕인것 같다.
가난하지만 풍요로운 삶도
내 추억이 함께 하기에 풍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