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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립니다.

버들라인 2009. 5. 21. 08:20

 

새벽부터 내리는 빗소리에 잠이 깨었다.

늘 새벽 5시면 잠자리에서 일어는데 오랫만에 깊은 잠에 취해  알람시계도  이미 눌러놓고

깊은잠에 빠져 있었던것이다.

티비에 전원을 넣고.

아침뉴우스  제주 소식 이다.

내리는 비와 돌풍으로  새벽 6시 비행기 부터  결항이라 한다.

문득 한달전  친정 나들이때가 생각이 난다.

 

월요일 아침

출근을 하는 남편과 난 친정 어머니께서 챙겨 놓으신  가방을 챙겨들고    인사를 드리고  동생의 차를 타고

오일육행단 도로가 있는 마을입구로 나왔다.

이슬비가 부슬 부슬 내리고 한라산은 새벽 안개에 묻혀있다.

간간이 스쳐 지나가는 차들은 아스팔트에 미끄러지듯  물소리를 내며 지난다.

난 참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차를 타고 한라산을 넘었다.

늘 어머니와 이별 하고 아픈가슴을  쓸어 내리고.............

 

젊은날엔  아버지께서  밤 늦게 귀가 하는 딸때문에  무한정 나와 계셨던 이자리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우산을 들고 버스에 내리는 딸을  기다리던 다정히시던 아버지.

난  그 아버지의 맘을 십분의 일도  아니 백분의 일도 헤아리지 못하고 살았다.

이곳은 수십년 동안 숫한 순간을 낳았다.

 

저 동산 언덕에서 손을 흔들고 계실것 같은 아버지의 환상

아버지가 계시는 동편이 내 맘을 붇잡는다.

 

곧 버스가 도착하고 버스에 올랐고 점점 멀어지는 동생에게 손을 흔들며  이별을 하였다.

굽이진 길을 버스는 한라산으로 오르고  성판악을 넘고 중간 마을 목장이 있는 들판은  내맘을 숫한 추억으로 몰아갔다.

수십년 공항으로 가기 위해 늘 가던 이길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울며 넘던 이 고개길   슬픈 아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결혼한 동생 내외을  초대로 친정으로 가기 위해 즐겁던 그시절도 있고

내손엔 첫 조카 녀석 사진을 들고 기쁜맘으로 설램을 안고 지나던 순간도  있었다.

새벽비로  씼어버린  제주시가지는  더욱더 맑고  아름다웠다.

공항에 도착하고 자리배석을  받고 잠시 밖으로 나왔을때  바람이 불었다.

제주에서 흔히 보는 돌풍.

예감이 적중했다.

결국 우린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리무진을 타고 서쪽으로 우회를 해서 산업중간 도료로 서귀포로 향했다.

예상했던  돌풍은 계속 불었고

우리가 탄 버스는  그 명성에 걸맞게  대형버스를 휘청이게 하였다.

참 오래만에 만나게 된 제주의 돌풍이다.

한참만에 도착한  서귀포

그리고 우린 기다리던 동생의 차를 타고 다시 친정집으로 갔다.

우산을 받쳐들고  마당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