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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 같이 오는 치매

버들라인 2009. 9. 17. 07:49

며칠전

문경 외가에서 온 전화

"숙아 ,  이달 20일 셋째 결혼이다. 꼭 얼굴 함 보자. 누님댁에 전화가 않되네  열락해라.."

"엄마한테도 열락 할께요. "

아침 식사 시간 이라 그런것 같아 한참뒤 언니의 폰으로 열락을 했다.

 

사실 요즘 이모님께서는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늘 엉뚱한 말씀을 하신다.

치매로 사리분별도 어두어 지셨지만  과거 속에 갇쳐서 계신다.

 

지난시절 힘들었던 일들을 되세기고 계시니 점점 병세는 악하가 된다.

참 모든 친척들에게 늘 관대 하셨던 분인데........

 

"아가씨 지금 바빠? 어머니 가고 싶어 하는데........."

사실 요즘 나역시 건강이 많이 좋지 않아 고생을 하고 있다.

작은 일에도 피곤하고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식구들에게 역시 늘 짜증이다.

그러나 오시고 싶어 하시는데  거절은 못 하였다.

 

한참만에 도착한 이모  며칠전 보다 까칠해 보였다.

"아가씨, 우린 문경 못 가.  울산에서 결혼식과  서울에서 손님이 오셔.."

90을 바라 보는  이모께서 가시겠다고 나서신다고 한다.

참 난감한 일이다.

나 역시  혼자의 여행도 힘든 터인데.........

작은 오빠 역시 서울에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하고  난감했다.

그래서 하는수 없이 내가 모셔 갈테니 그리 하자고 했다.

 

오래만에 나오셨으니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늘 하는 이야기 외가 이야기다.

만석군 살림을 살던 외가, 전쟁때 외삼춘께서 행방불명이 되시고 할머니와 여섯 여자만 남게 되어

결국 만석군 살림은  야금 야금 줄었다고 한다.

무슨 일만 있으면 땅을  매매로 내어 놓으시고 그 땅은 조상 대대로 내려 오는 땅들이 남의 손에 넘어 가는것이 억울하고 아까워

작은집  숙모님께서 억척스럽게 사드리고 했다.

그런데  이모의 치매로  80이 넘은 외숙모님께 닥달이다.

그래도 설마  했는데 ........

이모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우리땅을 다 가로챘다고 한다.

 

교편을 잡고 계시던 외삼춘 급료만으로 살수 있었지만

그시절 새마을 운동의 선두자가 되어  공부를 하시고 일본에서 새품종 사과나무를 묘목을 드려와   그 주위 모두를 사과과수원으로 만들어

지금은 "영순사과."로  서울 백화점에서 높은값을 받고있다.

문경 그 일대에서 그분께 모두 감사하고 있는데 말이다.

 

과수원을 넓혀가면서  새품종을 말씀해주시던 그 모습이 아직 나에게도 남아 있다.

홍옥이 유일한 품종이던 시절에  새품종 다른 맛은  어린 나에게도 황홀했었는데..........

90이 다 되신 이모께서 친정을 가시겠다고 하니  걱정이다.

......

어찌해야 좋을까

치매

누구나 고개를 절래절래 하면서 피하고 싶어 하는 병

그러나 도적 같이 찼아오니 장담 할수 없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