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까이 태화강이 있지만 게으름때문인지 발걸음이 쉽지 않았다.
혼자 나서기엔 두려운 생각에 엄두를 못냈다.
휴가가 시작 하는 첫날
"여보 난 태화강 십리대숲에 갈래. 당신은?"
이런저런 핑계를 하면서 외출을 한다.
"나두 저녁엔 꼭 태화강에 갈거니 그렇게 알아요."
서운한 맘에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가벼운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나설때 남편이 들어 왔다.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약속을 치소 했다고 한다.
내심 좋았다 .
사실 어떻게 갈까 망서렸으니...........
십분도 않되어 태화다리에 도착했다.
강에서 불어 오는 시원한 바람이 볼에 스친다. 물에 비친 도시의 야경은 물속에 다 담아 내어 한폭의 그림 같았다.
이년전 태화강 정비때 파 놓았던 흙위에는 잔듸가 심어지고 자전거 길과 연결된 언덕길에 나무로 계단과 자전거길이 연결 되었다.
가끔 이곳을 찼았을때 "이 좋은 경관을 아무렇게 버려 두었을까 좋은 심터로 만들지.." 그런 의구심을 가졌다.
몇년 동안 태화강에 쏫아 부은 돈은 엄청 난다고 한다. 수질은 좋아져서 다시 물고기가 모여들고 곳곳에 버려 두었던 화천부지는 꽃들을 심고 꽃향기가 바람따라 코끝에 스친다.
남구와 중구가 연결 된 인도로 된 다리는 또 하나의 명물이 되어 여러 사진작가의 렌즈에 담아진다.
화려한 조명이 내 눈을 즐겁게 하고 강줄기를 따라서 걸을때 그동안 더위에 지친 내심신을 씻어준다.
늘 스치며 지나던 다리 위로 올라갔다. 강 복판에서 바라 보는 하류 그리고 반대편 상류
강물을 바라 보는 동안 다리가 흔들리는 듯한 착각이 든다.
시원함은 무엇으로 표현 할까.
구시가지 쪽 태화강 폭이 넒은 다리를 놓고 아주 오래 된 다리는 이곳처럼 인도교로만 쓰게 가꾸었다.
좋은 산책길이 되어 여러 사람에게 쉼을 준다.
다시 내려와 십리대밭으로 향했다.
사유재산 이었지만 시에 기증하여 가꾸어 지고 여러 사람의 놀이 공원이 되었다.
이름처럼 십리쭘 대밭이 강을 끼고 이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밤 운동으로 산책길을 달리고 있다.
간간이 인사를 나눌 지인도 만나고 같이 뛰어도 보고 팔을 들고 허공을 휘저어도 본다.
요가를 하다가 그만 둔 탓인지 온몸이 굳어 있는듯 했지만 십리길이 행복했다.
더러 시에서 돈을 쏫아 부었다고 빈정 되는 사람도 있지만 난 좀 늦은감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가꾸어진 도심속의 공간이 참 자랑 스럽다.
강과 이어진 작은 화천도 그대로 살리고 작은 목조 다리로 , 징검다리로 아름답게 가꾸어 놓았다.
버려진 부지엔 꽃들이 가득하고 더러 간간이 있던 고목나무에는 앉을 곳을 만들어 그대로의 멋도 살렸다.
흙먼지로 속살을 들어 내었던 축구장에는 인조 잔듸로 쒸어저 있고 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이 삼삼오오로 이야기 꽃을 피운다.
경관에 취해 다운동 입구가 되는 고목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물병을 따고 단숨에 물을 마셨다.
마지 못해 따라 왔던 남편도 좋아하는 눈치다.
" 혼자 와도 갠찬겠는데 그치 여보.."
되 돌아 오는 길은 또 다른 길을 걸었다.
가족과 나온 사람들이 다수지만 혼자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듣는지 묵묵히 뛰는 사람들도 보인다.
주머니 속 전화벨이 울린다.
"엄마~~~~~~~"
밤 10시면 전화 하는 딸이다.
아빠와 강변 산책중이라는 말에 정말이야고 몇번을 묻는다.
이렇게 가까이 좋은 공간이 있었지만 그냥 보낸 지난 시간들이 아쉽다.
하기야 딸 결혼 준비로 바빠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