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래떡 가지고 너 겨울옷 챙겨서 가려고 했는데 눈도 오고 내일 좀 녹으며 갈께."
딸아이에게 갠히 눈 핑계를 했다.
바뿐 작업도 마친터라 본격적으로 봄 준비에 마음을 두고 있다.
예전 가끔 쓰던 스켓치 노우트를 꺼냈다.
아무렇게 스켓치 해보았지만 내 머리속은 새까만 암흑이다.
모아 두었던 잡지를 꺼내고 뒤적이고 오려본다.
커피한잔에 어두운 마음을 달래보며 출근준비를 하고 집을 나왔다.
양지쪽 내 출근길 언덕엔 햐얀눈은 치워지고 간간이 모아 놓은 뭉치에서 녹아서 물이 흐른다.
하늘은 더욱 파란 비취색이고 도로가 가로수는 눈꽃이 피어서 아름답다.
"그래 마음 정리도 하고 걸어야지 .........."
옷깃을 싸잡고 걸ㅇ었다.
음지엔 아직 눈이 흰눈이 뽀드득 소리를 낸다.
따뜻한 기온탓에 양지엔 다 녹아서 시커먼 아스팔트를 드려내고 공원엔 온통 눈꽃이 아름답다.
동원과 작은 공원이 있는곳엔 파란하늘과 햐얀 눈꽃이 어울저 언제 그랬야는듯 동심으로 돌려 놓는다.
이 마음 오래 간직하고 싶다.
눈 구경이 참 귀한 이곳 쉰을 훌쩍 넘었지만 흰눈에 깨끗이 행군듯 행복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