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늦은 저녁
"계십니까?"
낮은 저음 어쩐지 귀에 익은 어식한 꾸민듯한 남자의 목소리.
그 속엔 남동생의 음색도 섞어 있고 아무튼 왠지 반가운 사람인듯한 목소리에 이끌러서 아파트 문을 열었다.
"엄마!"
너무나 뜻밖에 찼아온 아들이었다.
반가움에 넘죽 안고 안으로 들어 왔다.
정기 휴가도 모두 찼아 쓴터라 제대날만 기달렸는데 아들이 온것이다.
포상휴가라고 한다.
회사 회식으로 건아하게 취해서 온 남편 역시 아들을 보고 너무나 반가워한다.
이른 아침 마트로 가서 오징어 튀김을 만들기 위해 살이 두툼한 오징어와
잡채에 고기, 시금치, 버섯, 당근,양파, 그리고 카푸리카를 샀다.
급하게 하게 된 아들이 좋아하는 잡채
야채를 볶고 고기, 잡채를 볶아서 두고 시금치, 버섯을 데쳐서 행구어 물기를 재거하고 캐푸리카는 채를 썰고
낮은 온도의 큰 남비에 간장 참기름을 넣고서 뒤적이며 가볍게 볶았다.
아침에 갑자기 하는 요리에 정신 없이 하였지만
그런데도 맛이 갠찬았다.
카프리카의 향이 나면서 식욕을 자극했다.
큰 접시에 담아서 내어 놓고 준비해 두었던 오징어를 튀김 남비에 넣었다.
혹시나 하여 오곡 찰밥거리를 남겨 두었었는데
찰밥도 붉은 빛을 띄며 맛깔스러워 보였다.
두서 없이 차려진 식탁이 그득했다.
엄지 손가락을 펴보이며 최고라고 한다.
오랫만에 두 부자는 목욕을 갔다.
아들 군에 보내고 목욕탕에서 만난 지인 , 아들이 아빠 등을 밀어 주는 것이 너무나 부러워는데
그것을 해보려 아들과 함께 간것이다.
앞뒤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며 청소를 하고, 극히 평범한 일
늘 하는 그일을 콧노래를 부르며 시작하고 작업을 마치고 딸아이가 내려 주는 캐모마일 허브차
이 모든 잔잔한 일상이 참 오랫만에 행복으로 교차 한다.
아들이 있어서 일까!
무료한 내 일상에 생동감으로 온 아들
이런것이 사는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