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속에서

긴 이별의 준비.

버들라인 2010. 10. 19. 08:16

요즘 난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년 봄에는   가계  수리 하고 몇년전 부터 생각해온 천연나염을 우리 옷에 이용해서 긴여름을 매꾸어 보기 위해 준비중이다.

아침 남편과 아들을 보내고 1시간쭘 나염에 시간을 쓴다.

월요일 아침 작업에 쓸 감물을 망에 걸려서 준비해 놓고 이것 저것 챙기며 시간을 보낸다.

몇차례 감물을  드려서  제법 붉은빛이 도는 광목과 인견을  또 염료에 담그고 주물른다.

 탈수해서 이웃건물 옥상에 내어다 걸고 나면

내일이면  어떤색이 나올까 하는 호기심에 내 퇴근시간도 빨라진다.

아들아이도 지나치에 즐긴다고 한다. 

"엄마 힘들지 않아 ..........."

 

내가 생각해도 온통 맘을 쏫고 있다.

위안이 필요했을까

요즘 

말기암에 고생하시는 이모와 다섯 언니중 한분 남으신 언니를 바라보며 안타까워 하는 친정 어머니

맘이 너무나 아파 어디엔가 미치지 않고서는 견디기가 힘이 들었다.

 

딸애 결혼 하던 날도  "내 살아생전에 잔치를 볼수 있게 되어 기쁘다.."

즐거워 하시던 이모.

사실 난 친정 어머니 자리에 늘 이모께서 계셨다.

성격이 같은 탓에 친정 어머니와는 달리 토닥거릴때도 많았지만 이모에 마음을 늘 읽고 있기에 함께 할때가 많았다.사십년을 넘는 세월 그렇게 지내 온것이 아닐까

점전 야워가는 이모를 바라보고 있자면 한없이 가슴이 아렸다.

이잰 정말 가시려나 싶어  한순간 한순간이 소중했다.

그래서 바뿐중에도 시간을 만들어  가계에서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니 오래비 니 언니를 너무 어려서 공부한다고 객지 보냈더니 정이 없군아.."

"이모 또 언니에게 삐진거지??"

그렇게 농담으로 넘겼지만 만 한구석이 아렸다.

늘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  본인 필요에 부모님을 찼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날들이 다시는 돌아 오지 않는다고 사촌 언니에게 학교 휴직계라도 내라고 닥달 했지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여름방학이  되어 서울 언니집으로 이모님을 보내고 그래도 한번쭘 더 기회가 오리라고 생각 했는데 지금 너무나 위중 하시니 울산으로 다시 오시는 것은 힘들게 되었다.  몇달 남지 않은 삶을 두시고 천국준비를 하고 계신다.

처음 검사를 위해 병원에 입원하시고 취장암 소식을 듣던날

30도가 넘는 땡빛을 한없이 걸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견딜수가 없었다.

집으로 들어 와서는 맥없이 주저 앉잤다.

 

긴여름이 너무나 힘겨워 난 염색에 미친듯 몰두하며 시간을 보내고  바쁜일을 마치고 서울로 이모와 마지막 이별을 하기 위하여 상경하려한다.

내 마지막 이모와 나누는 말은

"이모 우리 이제 천국에서 만나겠지." 그 말이 이세상에서 마지막 나누는 이야기가 될것이다.

오늘따라 맑고 더 높은 가을 하는이 야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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