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속에서

[스크랩] 어린시절 먹던 그 맛은 없다.

버들라인 2007. 6. 24. 11:09
우리집 딸애는 호박요리를 참 좋아한다.
토요일이면 언제나 단호백 두개를 사들고 온다.

곱게 썰어서 부친개도 해보고
책을 보고 서투른 요리도 해본다.
이것 저것 만들어 보지만 그래도
우리네 식성엔 호박죽이 입맛에 딱인것 같다.

오늘도 호박을 잘라서 껍질을 벗기고 압력솓에 찌고 있다.

그 옛날
어린시절 우리 동네 교동에선 단호박을 많이 쩌서 먹었다.
유난히 짖튼 홍색을 띠는 호박
그것을 우리는 떡호박이라 했던것 같다.
텃밭이 없는 우리집은 이웃집에서 주시는 것을 한조각씩 그릇에 담아서
숫가락으로 떠서 먹으면
그 맛은 입안에서 녹는 사탕 보다 더 달았다.

왜 그 맛이 그렇게 깊이 베어 있는지...............
단발 머리 곱게 빗고
엄마가 만들어준 꽃무늬 치마와 하얀 부라우스를 입고
그을린 피부에 까만 눈동자
내 어린 소녀가 그리운것일까!
요사이
외국에서 수입한 단호박을 마트에서 쉽게 살수가 있다.
좁더 많이 익은것을 골라서 쩌 보지만
역시 그맛을 느낄수가 없다.

압력솥 딸락이가 신호를 보네고
달큰한 호박 냄새가 콧끝에 진동한다.


출처 : 철암초등학교
글쓴이 : nul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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