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늘상 지나 다니는 그집에 수국꽃이 피었다.
짖튼 초록잎과 보라색의 단조로움이 화려하지도 않지만 내 눈길이 꼿힌다.
오늘은 비가 내린 뒤라서 더욱 아름답다.
난 이 보라빛을 좋아한다.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이 빛깔은 내 추억속에 남아 있다.
한라산을 북쪽으로 두고
넒은 과수원 저 끝에는 태평양 바다가 비취색을 띠우는 그곳
서귀포 외각지에 내 친정집이 있다.
봄이면
감귤꽃이 만발하여 온 동네가 햐얀꽃으로 눈부시고
그 향기는 온마을을 향수를 뿌려 놓은듯 감미롭다.
우리집 정원엔 진달래가 피고, 지고 나면 목단꽃이 아름답게 핀다.
탐스런 꽃송이들
자주빛의 우아함은 나를 사로 잡았다.
오월의 초여름이 시작기전 대문 한컨에 수국이 아름을 이룬다.
보라빛의 허들지게 피어 있는 수국은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하였고
여유 있는 시간엔 꽃들을 돌아보며 내 보라빛 청춘을 수 놓았다.
결혼을 하고 친정나들이가 뜸해지면서 내 기억 속에 서서히
잊어갔다.
새 집을 짖고 뜰엔 잔듸를 심고 난뒤 그 아름다움은 콘크리트 속에
내 청춘의 보라빛과 함께 묻히고 말았다.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에 배경으로 남아 있는 수국
그 시절 그 때가 그리운것는 나이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