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세월을 토요일이면 전화를 드렸다.
아버지 세상 떠나신 뒤로 토요일 늘상 하던 내 생활의 일부지만
게으름 때문에 요즘들어 뜸해진것이 다.
그런 날이면
월요일 오전에 전화를 하신다.
"무슨일이 있니?"
그렇게 시작 되면 조카들 이야기, 그리고 성격 급한 언니 이야기........
이런저런 제주에 살고 있는 사남매 이야기를 하신다.
그런 어머니께서 외숙 이야기를 한다.
" 꼬들빼기를 사서 보내라고 했더니 너희숙모가 몇일 캐서 왔단다.
바쁜철에 애썼다."
외가 뒷산에 예전부터 꼬들빼기가 많아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위하여
수십년 동안 캐어서 쓴맛을 우러내고 김장김치와 함께 담구었다.
늘상 하던 꼬들빼기 김치를 외할머니 연세가 드시고 우리집이 제주로 이사한 뒤부터
잊고 지냈다.
갑자기 꼬들빼기를 찼으시는 어머니 맘을 외숙께서 아신것이다.
친정집이 그리우신것을 ..........
요사이 들어 외숙께서 어머니께 부쩍 맘을 쓰신다.
작년 어머니 병원 퇴원으로 입맛이 떨어저 고생 하실때도
쌀을 찌어서 보내시고 올해도 햅쌀을 찌어서 제일 먼저 보내셨다고 하셨다.
두분의 남매의 정은 참 유난하시다.
문경이 고향이신 어머니께서
몇년전 이모 세분과
"형님. 우리 이렇게 친정 같이 가는거 마지막 일거여." 하시면서 울산에 모여서
다녀 오시면서 이세상에서 함께 할수 있는 시간을 참 아쉬워 하셨다.
그리고 나들이가 뜸했다.
작년 큰오빠 내외와 제주 여행을 다녀 오셨을때
이모께서 참 오래동안 행복해 하셨다.
"내가 너 어미한테 뭐라고 했는지 아니?"
" 나 알아요. 이모.. 밥 잘먹고 튼튼히 몸 건강 해서 한번 더 보자. 그르셨지 뭐. "
너무나 속내를 잘 안다고 좋아하셨다.
늘상 가을이면 세분이 모여서 우리집 김장까지 하시던 형제분들이
이젠 나이 드시고 힘겨워 하시는 모습이다.
유난히 정이 많이신분들
참 많은 것이 그리우실거다.
내년 따뜻한 봄날 친정 나들이때 이모와 함께 할수 있기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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