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이 다가 오면서 바쁜 가계일을 서둘려야했다.
오전시간과 오후 저녁시간을 한시간씩 추가 하여 일을 한 탓일까
이번 연휴엔 유난히도 피료가 몰려온다.
연후 아침
늘 가는 마트에 들려서 메모한 시장을 보아 놓고
시장으로 나갔다.
빠진 몇가지를 추가해 시장을 보고 돌아 왔다.
이달 27일 휴가를 온다는 아들 먹을 것 까지 장만하기에 늘 사는것 그대로 양을 정했다.
점심 식사를 하고 음식 장만을 시작했다.
남편과 딸애는 유난히 명절 음식을 좋아하기에
연휴동안 몇일은 늘 같은 음식을 차려 놓아도 잘 먹는 식구들이 고맙기도 하다.
아버님이 계시던 근 이십년 세월
가계일을 생업으로 하는 나에게 명절 음식 하는 일은 참 힘겨웠다.
한옥 건물에 사시는 시댁에서 몇일을 늦은 밤까지 쉴 시간이 없었다.
두분의 시삼춘 다섯분의 시고모 그리고 오남 일녀의 형제들
이런댁에 셋째 며느리는 그리 쉬운 자리는 아니였다.
명절 아침이면 미장원까지 들려서 8식구 몰려서 들어 오는 작은댁 동서는 얼마나 야속 하던지
뒷날이면 한숨 돌릴사이도 없이 시고모님들 친정 나들이..........
이 모든것이 감당해야 할 내일이기에 어쩔수 없이 해야했다.
" 그래도 이잰 너희들이 있어서 한결 편군아.."
이런 시어머니께 늘 작은집 식구들은 아침에만 오는지 따지기만 하였고
늦은밤까지 부엌에 계시는 어머니께 내일 하자고만 졸랐던 철 없는 며느리 재우시고
밤을 세우시며 일 하시던 시어머니...........
이 모든것이 내 젊은 날 며느리였다.
왜 이렇게 미련하게 살았었는지.
그래도 부쩍이는 틈 속에서도 행복은 있었다.
제사를 마치고 상을 치우고 나면
긴장이 풀려서 단잠을 주무시는 어머니 께 매달려 자는 단잠은 꿀맛이다.
한식구로 수년 살다 보면 성격도 행동도 시어머니를 닮아간다고 하시던 시아버님
그분은 지금 이세상에 않계신다.
그리고 그분께서 떠나시고 각자의 집에서 명절을 지내자는 시숙의 의견에 따라
우린 수년 동안 그렇게 하고 있다.
지금
늘 해서 먹던 음식을 만들기 위해 어머니께 배운 음식을 장만 하고 있다.
그리고 난 멀지 않아
새식구를 맞이하게 될것이다.
어머니께서 하시던 것 처럼 바쁘고 피곤한 애들 재우고 몰래 주방으로 나와서
시어머니처럼 내 자식들에게 한숟가락 먹이기 위해 늦은밤 불을 밝일것이다.
몇차례 시행 차고는 있었지만 식혜를 삭힌 밥통을 열었다.
흰 밥알이 동동 떠 있다.
이런 것이 사람 사는 것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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