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를 마치고 날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 혼례절차 검색을 해보았다.
날을 받고 난 뒤에 신랑집에 연길을 보낸다고 한다. 그때 떡을 해서 신랑집에 보내고 비로소 사위와 며느리가 된다고 한다.
여러 일로 사돈댁에 딸애는 다녀 왔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다가 사위를 불렸다.
처음 방문때와는 달리 이잰 사위로 오는 방문이라 우리 부부에겐 설래게 했다.
남편은 아침 일찍 사우나로 나가고 앞뒤 베란다 문을 열고 청소를 시작 하였다.
"사위가 오는 날.."
청소는 하는 내내 거실을 두번이나 훔치치면서도 신이났다.
탄생으로 식구가 늘어 나는 것도 행복한데 결혼으로 사위가 생기는 이 기쁨도 비교할수가 없다.
식단 메뉴를 생각 하다가 아들의 조언으로 해물탕, 불고기 , 가끔 해서 먹는 잡채, 새우튀김, 그외 생선과 반찬 몇가지를 추가 하기로 하고
해물종유가 다양한 모 마트로 택시를 타고 갔다.
장을 보고 돌아와 순서를 정하고 요리를 시작 하였다.
사실 요즘 건강이 좋지 못하여 집중력이 떨어서 많이 부산 했다.
식탁과 씽크대에 가득 늘어 놓고 시작한 두시간 아쉬움이 많은 요리를 끝내고 있을때 사위와 딸이 왔다.
"아버지, 어머니 안녕 하셨습니까?"
"사위 어서 와.."
집안이 그득했다.
상을 차려 거실에 둘려 앉았을때
"어머니 너무 많이 차렸어요. 한정식 요리 수준입니다. 밥반찬만 있으면 됩니다."
"이제 사위인데 씨암닭이라도 잡아야지.."
말수가 적던 남편이지만 상기된 모습으로 반주를 한잔 하고 사위에게도 잔을 권한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흥분된 시간을 보내고 사위를 9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보냈다.
씨암닭이란 말이 참 오랫만에 들어 보는 말이다.
옛날 어린시절 이 생각이난다.
씨암닭이란말............
외숙모 말씀을 통하여 닭과 아버지 이야기를 참 많이 듣고 자랐다.
아버지와 난 고향 친척의 결혼행사에 간적이 있다.
아침에 출발하여 기차를 타고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타고서 문경으로 갔다.
먼저 외할머니가 계시는 외가에 밤이 다 되어 도착했다.
피곤했던지 잠에 골아떨어지고 이른 새벽에 잠에서 깨었다.
" 너 이모부 오라고 해라..'
한달음에 이모님댁으로 달려가 이모부를 모시고 외가로 왔다.
닭은 삶는 냄새가 대문까지 풍겨 나왔다.
안방 상에는 큰 닭 한마리가 양푼에 올려져 있었다.
식구들이 둘려 앉잤을때 외숙모깨서 말씀 하신다.
" 내가 오늘 안서방이 왔지만 씨암닭 밖에 없어서 닭을 잡아야 하나 망서렸더니 고놈 지가 알아서 죽었네.."
이모부와 아버지께선 한참을 웃으시며
"박씨집 처가엔 씨암닭도 사위 알아보네.."
두분이 주고 받으시는 농담도 모루고 왜 갑자기 닭이 죽었지??? 어린 나에게 오랫동안 남는 숙제가 되었다.
육이오 전쟁때 외숙께서 행방불명이 되시고 삼십대이신 외숙모님께 입담이 좋으신 아버지께서
늘 농담으로 즐겁게 하셨다고 하시는 숙모님의 말씀을 듣고서야 의문이 풀렸던 참 제미 있었던 이야기다.
두분 모두 이잰 이세상에 없으시지만
이잰 우리 부부가 사위를 보면서 하는 농담이 되었다.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렸다는 생각
그 언제 우리들의 외손주 사위에게 들려질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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