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체력 저하로 더위가 힘겨운 날의 연속이다.
하루 가계문을 닫고 엄살이라도 부려 보고 싶은 마음 ..........
올 여름을 대비하여 붕어에 삼과 대추를 넣어서 손수 다려서 체력 보강을 하였지만
만양 처지기만 한다.
기다리던 일요일 아침
"여보 오늘 쇼핑하자, 옷도 좀 사고 점심 살께."
사실 집안 일을 하면서 쉬고 싶은데 ............
살림이 어려워지고 꼭 필요한것만 메모하여 물건을 구입했는데
참 오래만에 듣는 말이다.
쇼핑 하자....
올해부터는 그나마 저축을 하면서 지네고 있지만 많이 검소하게 살림을 꾸려왔다.
침대에서 휴일 낮잠을 즐기러는 딸애와 함께 참 오래 전 늘 다니던 마트로 갔다.
남편 옷을 고루면서 이것 저것을 남편에게 대어 보았다.
어느사이에 남편 얼굴의 주름은 깊어졌는지.......
남편이 골라 놓은 티셔츠 " 아빠, 할아버지 같아."
마음에 든다고 골라 놓은 은은한 칼라는 내 맘에도 그랬다.
딸애가 고른 티셔츠는 남편과 내맘에 들지 않았지만
결국 우리는 네장의 셔츠를 사고 하의는 조금 화려한 연베이지 칼라고 샀다.
오랫만에 하려던 외식은 다음으로 미루고
생새우를 사고 반찬 몇가지와 공산품 여러가지를 샀다.
오미자감식초 두병을 묵어서 세일하기에 올여름 음료로 먹기 위해서 샀다.
아파트로 돌아와
우리식구들은 각자 한가지씩 맡아하기로 하였다.
딸과 난 늦은 점심을 만들었다.
밥을 하고 새우 껍질을 벗기고 물기를 빼어 새우 튀김을 하였다.
그 사이
딸은 식탁을 차리고 맛깔스러운 오징어 젖깔은 여름이면 가끔 우리 식탁에 오른다.
남편이 입맛이 없을때 찼는 젖깔이다.
마침 열무국물김치는 노랗게 익어서 입에 감친다.
그득 차려진 식탁에 우리식구 둘려 앉잤다.
"엄마, 튀김은 엄마가 최고야. 내일 또 새우 사올께."
소주 한잔을 한 남편은 " 삼만원짜리 한정식 보다 더 먹을거 많어 ."
난 이렇게 더운 여름날 남편과 딸의 아첨에 행복해 하는 푼수 아지매가 되어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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