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속에서

내 젊은날의 초상화

버들라인 2009. 7. 7. 07:55

 

 

새벽  빗소리에 잠이 깨었다.

베란다 프라스틱 통을 통하여  윗층에서 내려 오는 명쾌한 소리.

그 소리가 울려  지하에 긴 배수관의  울림과  더욱 아름다운 멜로디가 되고

아스팔트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와 화음이 되어서  더욱 아름답다.

 

아스팔트를 질주하는  차들은 흐르는 물을 가르며   더위에 힘들어던 내 심신을 편하게 하여준다.

더욱 더 세찬 빗줄기는  더욱 강한 소리로 내 귀가에서  오케스트라의  클라이맥스 연주처럼 나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창을 열고 심 호흡을 해본다.

이른 새벽처럼 어둑한  시야

강하게 내리던 빗물은 언덕을 타고 흐른다.

비가 내리는 아침 

모닝커피를 들고 시간도  잊고  난 노란 우산을 쓴 소녀가 되어 빗길을 걸어본다.

20년 전  이때쯤

퇴근시간이 되어 소나기가 내렸다.

친구와 난  눈을 마추고  미소를 지으고 약속이나 한듯이 비속을 뛰었다. 

우리 동네로 가는 시내버스 79번을  타기 위해  지금 롯데백화점이 있는  예전 부산상고앞 까지  말 그대로 질주를 하였다.

우린 서로의 몰골을 처다 보고 깔깔거리며

빽을 가슴에 안고  힐을 신고 뛰는 모습은 말 그대로 가관이였을 것이다. 

그냥 비가   좋아서  이십대에 해보았던 장난

 집으로 들어가서는 어린  동생들 앞에서 삼춘께 혼이 나고 

뒷날 삼춘의 말씀처럼  감기로 댓가를 치루어야했던  내 젊은날의 초상화...

그날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살아 난다.

내 젊은날의 초상화 ............

 

출근길  우산을 쓰고 걸어보아야겠다.

꽃무늬가 그려진 딸애 애쁜 우산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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