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려는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가방 속에 양산을 꺼내어 들었다.
정유소에서 마을 버스를 기다리며 식구들 생각에 머물렸다.
"여보, 비가 오네 우산 가지고 나갈께 전화해.."
우산을 챙겨 가지 못한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집으로 돌아와 잠시 휴식시간
"시청 앞이야."
남편의 전화다.
삼년전 주차중 급발진으로 사고가 있어서 차량 두대와 아파트 관리실을 파손시키고
참 많은 피해를 입고 차를 모두 처분하였다.
처음엔 참 불편 했지만 삼년이 지난 지금 많이 익숙하다.
"다른 사람보다 먼저 필수품처럼 누려 보았으니 머......... "
자신을 위로하고
딸애나 우리 식구들 아직은 불편하다는 말은 없다.
이삼분 여유있게 우산을 하나 더 챙기고 집을 나섰다.
비 속을 걸으며 딸애의 말이 생각이 났다.
"엄마 그거 알어? 나 학교 나닐때 다른 엄마는 우산 들고 학교 왔는데 엄마는 한번도 않했어.."
그 애들이 너무나 부러웠다고 한다.
늘 일하는 엄마가 멋지다고 나를 위로 하던 딸
나를 위해 "엄마 갠찬아.." 그렇게 말하던 애가 다 자란 지금 뜻밖에 말에 당황스럽다.
해줄수 있을때 한번쭘 해줄걸 하는 후해가 된다.
우리집 아이 둘
늘 엄마가 없는 빈집에 먼저 들어와 불을 밝히고 전화 보고를 하고 퇴근하는 엄마를 맞이해 주었지만
잘 자랐다.
아이들과 스캔심을 위해 휴일은 늘 함께 보내고 나로서 최선을 다 하였다.
그것이 모슨 소용이 있었을까
엄마를 반은 포기 하고 살아야 했을 우리 아이들 생각에 맘이 쓰리다.
정류소에 도착해 버스를 기다렸다.
빗줄기는 세차게 내린다.
한대가 도착했지만 남편은 내리지 않았다.
기웃거리는 내내 난 한남자의 아내가 되어 행복하다.
사춘기 소녀처럼 설랜다.
이런 내모습이 행복에 신이 난다.
원피스 자락은 스쳐 내리는 빗물로 젖고 신발도 물이 범벅이지만 이순간이 설랜다
어쩌면 한번도 해 볼수 없이 보낼수도 있었다.
행복은 물질로 채울수 없었다.
소박한 시간 속에 있는것 지금 이순간은 어느 보석에 비길수 없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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