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올려다 본 하늘은 온통 세상을 다 삼킬것 같은 잿빛이다.
작은 우선을 받쳐들고 걸었다.
도로가에 은행나무도 저번 추위에 노란잎으로 물들이고 방송에서나 보던 윗지방의 가을이
이곳 울산에도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아름답다.
늘 지나던 놀이터에도 영락 없는 가을이다.
늘 부지련한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로 앉아있던 벤치에는 아무도 없다.
사람이 없는 빈 공간은 더욱더 "외로움."을 더한다.
성급한 낙엽은 땅에 떨어저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몸은 내어 맏긴듯
사그락 소리를 내며 구르고 있다.
단풍나무는 그나마 빨간 물감을 뿌려 놓은듯 아름답다.
늘 지나치는 이곳에서 매년 가을을 먼저 느낀다.
내일 모래가 되면 추수감사주가 된다.
예배를 드리고 가까운 교외라도 나가 보아야겠다.
늘 가는 출근길과 퇴근길
길가 은행잎에서나 느끼는 단조로움, 그시아에서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