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속에서

배추를 절이면서.....

버들라인 2009. 12. 13. 09:06

마트에서 김장 장을 보았다.

배추는 크고 줄기가 두텁고 단단한 것으로 고르고 양념과  굴, 그리고 멸치액젖로 준비를 하고

배달을 주문하고 집으로 돌아 오면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어머니 날씨가 따뜻해서 좋아요.

별일 없으세요.?"

오히려 딸의 안부를 묻는다.

"김장 하려구요 큰배추로 12포기를 샀어요.."

"아니  혼자 어떻게 하려고 그렇게 많이 샀니  힘들텐데 할줄이나 아냐."

' 내가 나이가 몇살인데  잘해요.."

사실 일을 하다보니 김장철이 되면 일년중 내가 하는 일은 제일 바뿐철이다.

그래서 때를 놓치기가 일수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맘때가 되면  친정 어머니,  문경이모께서도 내려 오시고  이곳 이모님 그렇게 삼형제분은

내 김장을  핑계로 모이신다.

이모께서는 고추를  장만해 오시고  이모님 뜰에 있는 큰 함지에  배추를 절이고 ........

행사가 되었다.

김장이 끝나면 경주 온천에서 피료를 풀고 문경 친정 나들이를 하시며 그렇게  겨울을 보내셨다.

재작년 까지만 해도 

"제주도 가 오라캐라  김장 해야지......."

나이도 잊으시고  열정을 보이셨다.

모든 큰일은 당신이 하셔야 맘을 놓으셨는데  이잰 김장철도 잊으신듯하다.

 

배추를 다듭어서 절이고  두번째 소금까지 속 골고루 치고  허리를 폈을때 시계는  밤 11시가 넘었다.

이른 아침 일찍 일어나  배추를 다시  아래 위를 바꾸어 놓았다.

고생한 보람으로 골고루 고르게 숨이 잘 죽었다.

그동안 늘 즐겁게 김장을 담으시던 이모와 어머니

그두분

이모님께서는  병환으로  고생 하시고

"어휴. 난 이제 일이 겁이 난다. 올해는 김장  어쩌련지........"

큰딸 , 며느리들  김장 걱정만 하실수 밖에  없으신  어머니.

참 많은 세월이 흐르게 된것이다.

 

이모님께서는  빨리 딸애 날을 받고  어머니 오라고 하라고 종용하신다.

나이 드시면 형제가  제일 좋으신지 두달 조금 자났는데도 부쩍 어머니를 찼으신다.

지금 어린시절에 묶여 계시는  우리 이모님 이시다.

좀 여유 있으시고  행복한 모습으로 삶을 돌아 보시면 좋으련만

삶에 애착이 너무나 강하시기에  그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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