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 전에 담근 김장 김치가 요즘 김치 냉장고에서 익어가고 있다.
다른 해에는 멸치육젖을 넣어서 담았는데 올해는 액젖을 넣고 굴과 오징어를 넣어서 담았다.
진한 젖갈이 빼인 김치를 좋아하는 남편은 아쉬운듯 며칠후 담는 김치에는 육젖과 굴을 많이 넣으라고 한다.
더러 굴을 넣은 김치는 익으면 특유의 냄새 때문에 싫어 하는 이들도 있지만
남편은 즐기는 편이다.
얼마전 김치냉장고를 대형으로 드려 놓아서 5통을 더 넣을수 있기에 골고루 담아서 익혀 두고 싶다.
그 지방마다 특산물을 넣어서 익혀서 먹는 김장 김치
강원도 지방에는 명태살을 넣어서 시원한 맛이 나게 담는다.
어린시절 11월 하순이 되면 200포기 정도를 다듬고 절려서 친분이 있는 아주머니들께서 오셔서 씻어서 건져 놓고
점심에는 찰팥밥과 동태 시원한 찌게를 끓이고 배추속으로 양념을 하여 점심을 먹는다.
그 밥과 찌게의 맛 그리고 막 버무린 김치의 맛은 잊을수가 없다.
매워서 호호 거리며 얼굴이 빨개지며 먹는 김치의 맛은 혀끝에 맴돈다.
오후가 되면 삼삼오오로 앉자서 양념을 하고 무쳐서 며칠전에 땅에 묻어 놓은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는다.
깍뚜기도 담고 꼬들빽이김치도 담고 갓김치도 담았다.
그리고 친정집엔 백김치가 너무나 맛 있었다.
어머니의 솜씨는 많은 이들에게 입소문이 나 있었다.
작년 이맘때쭘
지금 안동에 살고 있는 옆집에 살던 아주머니와 통화하게 되었을때
그 아주머니께서 우리집 김치 이야기를 하셨다.
그 맛을 잊을수 없다고 하셨다.
특히 작은아버지께서는 백김치를 너무나 좋아하셔서 김치가 맛있게 익으면 작은집으로 어머니의 심부름을 하였다.
입맛이 없으시면 집으로 오셔서
"형수 백김치하고 밥 먹으려 왔슴니다..."그러시던 기억이 난다.
늘 우리집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아버지께서 좋아 하시는 기자미식해다.
손가락 마디 만큼 썰어진 가자미 , 채썰어진 야채들 , 양념을 하여 작은 항아리에 가득 담았다.
지금 김치 냉장고 처럼 시간이 지나고 숙성 하면 깊은 맛을 내던 김치들은 겨울 내내
아니 사오월까서 김치국으로 먹었다.
김치에 생콩가루를 넣어서 국을 끓이고 때론 꽁치통조림을 넣어서 째개를 끓이면 그맛은 최고였다.
돼지고기 비개라도 넣어서 끓이면 일품이었다.
요즘 숙성된 김치로 고등어찌게를 끓려서 그 식당의 특별 메뉴로 내어 놓는 식당을 더려본다.
그 맛을 인정 받아서 간판 메뉴로 걸고 불황에도 앉을 자리가 없다고 한다.
오늘 우리집에도 작년에 아꺼 두었던 익은 김치로 뚝뻬기에서 고둥어를 넣고 끓이고 있다.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다.
밥도 좀 넉넉히 준비 하였다.
이런 날이면 술 좋아 하는 남편은 소주 한잔을 반주로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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