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늦은 시간이지만 익숙한 모든것이
잠시 어디엔가 외출에서 돌아온 사람처럼 친숙했다.
주방에 마련해둔 식탁에 둘러 앉자
늦은 식사를 하였다.
우리 형제 육남매를 위하여 제일 넒은 평수를 주방에 비중을
두어 늘 여유롭다.
내 사랑 하는 이들과 행복이 시작이다.
새벽에 잠이 깨었다.
새벽길을 산책 하고 싶어 주섬주섬 챙겨입고 나섯다.
30년전 내가 잘 다녀던 산책길
작은키의 방풍나무가 고목이 되어 지난시간을 말해주고 있다.
곱게 포장된 시골길
우리 과수원이 있던 곳으로 걸었다.
돌담길을 기웃 거리며 살폈다.
그 누구인가 주인이 되어 지형을 바꾸어 놓았다.
낫설다.
하늘을 처다보고 한라산을 처다 보았다.
북쪽을 항하여 일직선으로 고목이 되어 있는 저 나무들
한아름 두아름이 넘어 보인다.
저곳 일게다.
오후면 서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햇살을 가려
그늘을 길게 만들어 주던 곳.........
낫선 집이 한채 들어서 있다.
아버지께서 보증으로 헐값에 팔아야 했던 우리 추억이
담긴곳.
가늘고 긴 손가락을 꼭 접으며
저 땅을 다시 부모님께 돌려 드리리 마음 다지던 소녀는
지금
불품 없는 중년 여자 얼굴엔 잔주름이 가득하다.
그곳을 떠나 계속 뛰었다.
삼십년을 달리는 것 처럼 ...............
동네 큰 도로에 나왔다.
버스를 기다리는 아낙들이 수근 거린다.
"둘째 딸이네. 예진이 작은고모.....곱더니 세월은 어쩔수 없네."
"그래도 곱게 늙음쩌."
억센 제주도 사투리가 등뒤에서 들러온다.
내가 아닌 애들 고모라고 한다.
난 여기 왔는데
이곳엔 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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