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속에서

참조기가 먹고 싶어

버들라인 2015. 12. 29. 15:17

며칠전 남편이 문득 참조기가 먹고 싶다고합니다.

그러고 보니 참 오래동안 우리집 밥상에 오르지 않던 조기

살림하는 주부들 비싼 조기는 제사때나 특별히 생일때나 장바구니에 담지만 언제 부터인가 남편 생일상엔 제주도에서 보내온 옥돔이 올려진것 같습니다.

남편은 늘 옥돔보다 조기가  좋다는 바람에 옥돔을 굽는 날엔 나 혼자 독식을 했지만

언제 부터인가 "먹을 만하네..." 그랬던것 같네요.

"왜 여보 참조기가 먹고 싶지,  외가집한정식집 갈까?"

남편은 그냥 푸집하게 집에서 먹기자고 해서   역전큰시장으로 갔습니다.

오래만에 들린 수산물코너, 그 많던 상인은 없고 한두집 있지만 부사와 민어조기만 있어  한반퀴를 돌다가 10센치 정도 되는 잔것만 사들고 집으로 왔습니다..

저녁에 먹을것 4마리를 손질해 소금을 뿌려 놓고  마져 다듬고

간이 베인 조기를 구어 까시를 바르며 옛날 이야기 시작 되었습니다.

울산으로 이사를 하고 난뒤 부모님을 초대했습니다. 의상실도 그만두고 살림만 한다고 하지만 부모님께 무슨 반찬을 해서 드려야 할지 서투른 나에게 걱정 거리였지요.

  두분이 좋아 하시는 조기를 한마리 그때 8000원을 주고 샀습니다.

소금을 절여서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물기를 닦아내고 팬에 굽는 동안 맛있는 냄새가 집안을 진동하고 침을 꿀꺽 넘기면서 구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오셔서 점심 식사로 상을 차렸습니다.

시댁에서는 설거지만 하던 저가 뭘 차려낼까 두분 참 궁금해 하셨다합니다.

 참조기를 맛있게 구어 차린 밥상을 두분은 머리와 까시만 남기고 참 행복하게 드셨습니다.

아버님 부산 가시고 난뒤 저녁밥상에 대갈님을 넣고 무우와 두부를 넣고 찌개를 끓려 맛있게 먹었네요.ㅎㅎㅎ

참 옛날 이야기, 30년전 이야기입니다.

남편도 그때 생각이 났는지  두마리라도 사지 어떻게 한마리만 달랑 샀냐구  그러며 한참 웃었습니다.

저 엄청 짠순이 였거든요.

참조기가 제철인 요즘 농수산물 시장에 들려  큰직한 배가 노란 참조기 두마리를 사서 오늘은 얼큰한 매운탕이라도 끓릴려 볼려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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