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속에서

인간 관계는 참 어렵군요.

버들라인 2023. 4. 17. 11:06

파김치가 맛있게 익어서 가져다주겠다고 딸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휴일 집으로 오겠다는 답이 왔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오랫만에 남편과 사우나에 다녀오고 일찍 서둘러서 집 대청소를 시작하였습니다.

남편은 부산에 동창모임에 가고 11시쭘 출발한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잡채를 만들고  베란다 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켰습니다.

점심 준비를 하면서 아들에게도 집으로 오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우르르 계단을 오르는 소리에 문을 열고 손주들을 맞았습니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이라  몇 달 전 보다 더욱 의젓한 모습

얼싸안고 격한 만남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난 뒤 아들이 들어와 식사를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대화 중

며칠 전에 교회친구 부친께서 돌아가신 이야기를 합니다.

국가에서 하는 건강 검진에서 말기 암 판명,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친구가  장례비 걱정 하더라며

우리 집은 어떤 사항 인지 알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부자는 아니지만 그런 문제는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다행이라고 하더군요.

 

김치와 밑반찬을 챙겨서  보내고 

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할머니 천국 보내고 당분간은 제주도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하였더니

"엄마, 요즘은 직계가족으로  관계를 많이 맺고 그러니 친척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세요."

그러면서  저번  제주여행 때  할머니 뵙고 싶지만 그냥 온 것은 "이건 뭐지"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애가 상처를 받은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그때

10년 전 딸 결혼하고 그해 연말 여행을 할머니 뵈로 가기로 하고 우리 내외와 딸내외가 제주여행 때

외숙모들이 한 말에 상처를 받았다는 이야기....

지금 엄마가 거리를 두겠다고 하기에 이야기한다고 하더군요.

이런저런 일들이 이제야 이해가 갔습니다.

참 미련했던 자신이  바보 같은 느낌입니다.

친정 가도 어머니께서 동생네와는 따로 꾸려 가시니 어머니 주방에서 요리도 하고 

오랜만에 만난 조카들에게는  남편이 넉넉한 용돈도 주곤 하는데 사실 괘씸한 생각이 듭니다.

사람 관계가 참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마음 정리 한지도 오래되었지만  내 맘을 한번 더 쓰다듬어 봅니다.

 

오랜만에 사촌 큰 새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언제나 따뜻한 언니

저번 장례 때 새언니가 

"아가씨 오빠방 그대로 둘 거야 언제 든 서울 오면 오빠 방 써."

과연 내가 며칠이나 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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